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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하면서 느낀 대학교가 필요 없는 이유

저희는 학벌주의의 사회에서 살아왔습니다. 학벌이 곧 인맥이 되는 것이지요. 사업을 할 때도 취업을 할 때도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더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수치를 봐도 그렇고요. 그렇다면 왜 그런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면 이게 현재도 실질적인 가치가 있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 회사들을 겪어보고 직접 면접을 진행하면서 느낀 학벌이 중요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인맥, 마케팅, 학습 세 가지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학벌주의는 인맥에서 비롯된다.

명문대학으로 갈수록 똑똑하거나 재력이 있는 집안의 친구들을 만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따라서 본인이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하거나 여러 방면에서 더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설명을 해보자면 일반적으로 열심히 하고 머리가 좋은 학생들이 좋은 학교에 가는 것은 당연한 논리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재력이 있는 집안의 친구들을 붙이는 이유는 재력이 있는 집이라면 명문대나 해외 대학에 갈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정보에서 더 풍부할 수 있습니다. 돈이 있다면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실력이 우수한 선생님을 과외 선생님으로 고용할 수도 있겠죠. 만약에 공부가 잘 안 맞는 친구라고 해도 해외로 대학을 보내면 됩니다. 해외 대학에 다닐 때는 국제학생이 되어서 매우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됩니다. 대학교도 졸업장을 상품으로 하는 곧 인지라 사실 같은 상품을 비싸게 팔 수 있는 국제학생은 좋은 고객이 됩니다. 따라서 돈이 있다면 훨씬 낮은 경쟁으로 좋은 학교에 갈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대학을 간다면 돈이 많거나 똑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지는 것이죠.

물론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그래서 돈 많은 놈들은 나쁘다,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게 아닙니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합니다. 이렇게 되면 저희보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저희가 불공정한 대상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난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다른 비교적 가난한 나라의 사람에게는 불공정한 대상이 됩니다. 저희는 항상 누군가에게 비교적으로 빈곤하고 비교적으로 부유합니다. 절대적인 빈곤, 절대적인 악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빠르게 인지하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 그럼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그렇다면 내 주변에 좋은 인맥을 만드는 것이 학교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물론 좋은 학교에 들어가서 쌓은 네트워크가 계속 도움이 되는 게 쉬운 편이라서 모두가 좋은 학교에 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인적 네트워크는 충분히 쌓을 수가 있죠. 또한 학교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내가 제공할 만한 것이 없다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서울대를 나와서 변호사가 되고 다른 친구가 사업가가 되었습니다. 그럼 서로 같은 학교도 나왔고, 그 분야 안에서 잘 나가고 있으니 둘이 협력을 하는 것은 둘 모두에게 시너지가 됩니다. 하지만 제가 서울대를 나왔지만 그 이후 노력을 하지 않아서 적당한 회사에서 능력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면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 명문대에 큰 효과를 바라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제가 학교를 좋은 곳을 나오지 않아 주변에 인적 네트워크는 없지만 남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면 인적 네트워크는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적당한 학교를 나왔지만 개발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적인 지식이 필요한 사람들,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면 영어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들과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이때는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나 모임에 참석하여 주변을 좋은 사람들로 쌓아서 극복이 가능합니다. 물론 두 가지가 모두 된다면 금상첨화이지만 이러한 부분이 다른 방법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명문대는 마케팅 효과이다.

두 번째는 마케팅 효과입니다. 예를 들어서 몇십 년 동안 카메라를 만들어온 소니라는 브랜드에서 새로운 카메라가 나왔고 위노잇이라는 신생 회사에서 같은 스펙의 카메라가 나왔다면 소니라는 브랜드의 카메라를 사게 될 것입니다. 우선 가장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브랜드이기 때문이죠. 몇십 년 동안 카메라를 만들던 곳에서 나온 카메라이니 기본적으로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빠른 판단을 내리는 좋은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신생 회사이거나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회사는 경쟁에서 불리해지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대학교의 마케팅 효과에는 그룹 효과가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로 치면 SKY, 인 서울, 나머지 등으로 분리가 되는 것이죠. 제가 베트남에서 개발자를 채용할 때도 베트남의 서울대, 몇몇 좋은 대학들 외에는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는 전공자라면 좀 더 전문성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되는 정도였죠. 여기서도 일을 잘하는 것과 학벌과는 다른다는 인식이 점점 생기고 있다.

 또 한 가지 다른 관점으로 얘기를 해 보자면 채용을 할 때 오히려 좋은 학교를 나온 것이 마케팅 프리미엄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사업을 할 때는 투자자들이나 동업자들의 파트너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학교를 나오는 게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채용은 노동의 상품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프리미엄이 붙어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옷을 살 때도 비싼 브랜드의 옷들이 있다. 같은 재질, 비슷한 디자인이 있다고 해도 톰브라운은 비싸고 유니클로는 더 싼 것과 같은 원리이다. 대학교 같다 좋은 대학일수록 금전적, 시간적인 투자가 더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4년이라는 기회비용만 봐도 그렇다. 따라서 채용하는 입장에서 가장 긍정적인 것은 학교에 최소한의 비용을 쏟아서 프리미엄이 없지만 실력은 있는 인재인 것이다. 물론 이것도 실력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더 들기 때문에 모든 인재가 쏠리는 시간이 없는 대기업은 명문대가 특히 잘 먹히는 이유이다. 명품 옷도 돈 많은 사람들은 재질을 따질 시간에 그냥 비싼 옷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대학에 공부하러 가는 사람은 몇 없다.

사실 이제 공부만 얘기해서는 90%의 사람들은 대학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대학이 직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의사, 변호사 등의 직업이라면 학교가 필수가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대학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정보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고 정보의 과잉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쏟아지는 정보들을 빠르게 습득하고 필요 없는 정보를 빠르게 폐기하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또한 기술의 발전도 지금의 교육을 쓸모없게 만드는 데 한몫했습니다. 저희가 학교에서 하는 학습들을 생각해 봅시다. 대부분은 암기가 위주입니다. 또한 시험 볼 때는 커닝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이나 일을 할 때는 모든 정보는 검색을 통해서 빠르게 찾는 것이 더욱 효율 적입니다. 또한 누구보다 커닝을 잘해서 그것보다 나은 답을 쓰는 게 앞서 나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학교에서는 사회에서 필요한 실력들을 거꾸로 가르치는 것과 같습니다. 학기의 교육 과정도 같습니다. 실제 책을 읽을 때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필요한 정보만 습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하나의 책을 다 암기시키는 게 목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본인이 계속 논문을 발표하고 연구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고 해도 대학에 가는 것이 맞겠습니다.

 이렇게 이어가자면 학교의 이로움은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순기능이 아직도 남아 있긴 합니다. 첫 번째는 집단생활의 기초가 됩니다. 집단생활의 규칙과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심이 대부분 학교에서 교육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는 학교처럼 교육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집단생활을 못 한다면 퇴출되는 것이지 교정해주는 곳은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것도 사실 집단생활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데 혼자 공부를 할 경우에 지식은 빠르게 얻을 수 있지만 함께 프로젝트를 통해 역할 분배를 하고 다른 사람과의 협동을 통해서 함께 일 하는 법을 배우기 힘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도 사회생활을 일찍 해서 적응하거나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 보충은 가능합니다. 학교에서는 좀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

 대학을 인맥, 마케팅 효과, 학습적인 역할로 나누어서 무엇을 얻을 수 있고 대체 가능한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인맥은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향상하고 네트워킹을 통해서 대체가 가능합니다. 두 번째 마케팅적인 효과는 경력으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대학을 학부만 다녀도 4년이니 이 4년의 시간을 경력과 본인의  퍼스널 마케팅에 쏟을 수 있다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습으로써의 기능은 본인이 리소스를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대체 가능합니다. 협업 등의 부분도 사회활동이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서 대체가 가능합니다. 결국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런 부분이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대학에 가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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